• “거부권 정치 저지” 이태원 유족, 현수막 159개 들고 행진|동아일보

    “거부권 정치 저지” 이태원 유족, 현수막 159개 들고 행진|동아일보


    “‘자식팔이’ 댓글 상처…거부권으로 패륜 방조”

    “우리 바람은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단 하나”

    2인1조 159개 현수막 들고 정부청사로 행진

    대통령실 행진 예정됐으나 맞불집회에 변경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를 골자로 한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정부를 규탄하는 현수막 159개를 앞세우고 주말 서울 도심을 행진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협)와 시민대책회의 등은 이날 오후 2시께 서울광장 분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내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에는 주최측 추산 500여명이 참여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를 골자로 하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에 발맞춰 정부는 피해자 대상 생활안정지원금 지원 및 희생자 추모시설 건립 등을 중심으로 한 피해지원 종합대책 추진을 발표했다.

    참사 희생자 신애진씨의 어머니인 김남희씨는 이날 집회에서 “참사 초기부터 자식을 팔아 돈을 벌려고 한다, 시체팔이를 한다는 패륜적 댓글이 난무했다”며 “다른 것은 몰라도 그 말들은 독이 되고 칼날이 돼 저희 가슴을 난도질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특별법을 거부하고 지원책을 내놓자 다시 댓글이 난무한다. 저들은 유가족의 바람인 진상규명을 가장 모욕적인 방법으로 거부한 것도 모자라 발가벗은 저희를 댓글부대의 먹잇감으로 내던졌다”며 “패륜을 방조하고 조장하는 것 또한 패륜”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희의 바람은 사회적 참사가 진상규명되는 것 단 하나”라고 강조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송성영 시민사회연대단체 공동대표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 최종안은 국민의힘의 요구를 받아들여 유족들이 원하는 내용이 아니라 어렵사리 만들어진 수정법안이었다”며 “이렇게 지속적으로 거부권을 남발하는 윤석열 정권에 대해 국민의 70%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2인1조로 “10·29 이태원 참사 진상을 규명하라”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 거부한 자가 범인이다” “거부권 통치 막아내고 민주주의 지켜내자” “헌법 유린 국회 부정 윤석열 정권이 위헌이다” “진실말고 필요없다 윤석열 정권 심판하자” 등의 문구와 1번부터 159번까지의 숫자가 적힌 현수막들을 들고 정부청사로 향했다.

    당초 이들은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까지 행진할 계획이었으나 인근에 맞불집회가 예정돼있다는 소식에 대통령 집무실 대신 정부청사 방향으로 동선을 틀었다.

    정부청사 앞에서 이정민 유가협 운영위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힘이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끝내 거부했다. 어떻게 정부의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이들이, 민의를 대변한다는 자들이 사람의 탈을 쓰고 그런 무책임한 결정을 내릴 수 있나 믿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특별법을 만들고 진상조사기구를 세우자고 외친 우리의 요구와 이를 달성하기 위해 가고자 하는 이 길이 단순히 우리 159명의 아이들과 유가족의 한을 풀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진상이 규명된다고 해도 우리 아이들은 돌아오지 못한다”며 “그래도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 안전사회로 한 발 나아가는 길에 함께 해달라”고 강조했다.

    유가족들은 서울광장 분향소에서부터 들고 온 현수막 159개를 정부청사 앞 펜스에 거는 것으로 행진을 마무리 했다. 경찰이 이를 일시적으로 제지했지만 이내 부착이 재개되며 충돌로 번지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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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