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재 없는 韓, 떠올려라 '도하의 기적'

    김민재 없는 韓, 떠올려라 '도하의 기적'



    한국 축구 대표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앞두고 악재를 맞았다. ‘수비의 핵’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7일 오전 0시(한국 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대회 준결승전을 치른다.

    조별리그 E조 2차전(2-2 무)에서 맞붙은 요르단과 결승 진출을 놓고 재대결을 펼친다. 당시 한국은 1-2로 뒤진 후반 종료 직전 황인범(즈베즈다)의 슈팅이 상대 자책골을 유도해 극적인 무승부를 거뒀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여러 차례 명승부를 펼쳤다. 조별리그 2차전부터 4경기 연속 후반 추가시간 득점으로 패배를 면했다.

    특히 토너먼트에서 매서운 뒷심을 보였다.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는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승리했고, 호주와 8강전에서는 연장 접전 끝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보여준 장단점은 명확하다. 8강전까지 5경기에서 11골 8실점을 기록, 공격은 탄탄하지만 수비가 다소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프턴) 등을 앞세운 공격은 단연 이번 대회 최고 전력으로 꼽힌다. 하지만 수비는 유럽 정상급 수비수로 인정 받은 김민재가 버티고 있음에도 흔들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민재가 준결승전에 출전하지 못해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김민재는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에 이어 호주와 8강전에서 각각 옐로 카드를 1장씩 받아 경고 누적 징계로 준결승전에 결장하게 됐다.

    이번 대회는 8강전까지 옐로 카드가 누적되고, 준결승전부터는 모든 경고가 사라진다.

    한국은 김민재 없이 요르단의 공격을 막아야 한다. 요르단은 이번 대회 5경기 10골 5실점으로 공수 양면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유일한 ‘빅 리거’ 무사 알타마리(몽펠리에)가 경계 대상으로 꼽힌다. 알타마리는 이번 대회에서 4경기 2골을 기록 중이다. 타지키스탄과 8강전 뒤 부상을 입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요르단의 후세인 아모타 감독은 “한국전에 출전할 준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8강전 승리 뒤 김민재의 준결승전 결장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 본인이 가장 안타까울 것”이라면서도 “후방에서 리더 역할을 잘해주고 있지만 대안은 있을 것이”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준결승전에서는 김영권과 정승현(이상 울산 HD)이 중앙 수비 호흡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스리백 전술을 가동할 가능성도 빼놓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김민재 대신) 정승현이 나올 수 있고, 박진섭(전북 현대)을 내려 쓰는 방법도 있다”면서 “스리백을 쓸 수도 있다. 여러 옵션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진섭은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자원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앞서 사우디와 16강전에서 스리백을 깜짝 가동한 바 있다. 줄곧 포백 전술을 쓰다가 스리백 전술을 꺼내 들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역대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다인 6실점으로 불안했던 수비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선제골을 내주며 변화는 실패로 돌아갔다.

    결국 후반 20분 정승현을 빼면서 다시 공격적인 포백 전술로 전환했다. 이후 후반 종료 직전 조규성(미트윌란)의 천금 같은 동점골이 터졌고, 승부차기에서 조현우(울산 HD)의 눈부신 선방에 힘입어 역전승을 거뒀다.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강점인 공격을 살렸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 이에 클린스만 감독은 준결승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요르단은 수비가 좋지만, 우리는 공격이 강하다”면서 “공격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준결승전을 준비하면서 계획이 바뀌었을 수도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요르단을 상대로 공격 축구를 예고한 만큼 스리백 전술을 가동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국은 김민재 없이도 승리한 좋은 기억이 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유럽 강호’ 포르투갈을 꺾고 16강 진출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에도 같은 개최지인 카타르에서 또 한 번의 기적을 노린다.

    당시 김민재는 오른쪽 종아리 통증을 호소해 출전하지 못했고, 권경원(수원FC)이 대신 선발로 나섰다. 한국은 리카르도 호르타(브라가)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김영권과 황희찬의 연속골에 힘입어 포르투갈을 2-1로 제압했다.

    요르단은 FIFA 랭킹 7위 포르투갈보다 무려 80계단 낮은 87위다. 23위인 한국과는 64계단 차다. 객관적인 전력상 김민재가 없더라도 충분히 꺾을 수 있는 상대다. 역대 전적은 한국이 3승3무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고 앞선다. 

    한국은 이번 대회 우승까지 단 2승만 남겨두고 있다. 요르단과 재대결에서 승리를 거두고 1960년 이후 64년 만의 정상을 향한 도전을 이어갈지 관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