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소리 내는 박근혜, 출마하는 親朴…’통합’인가, ‘퇴행’인가

    목소리 내는 박근혜, 출마하는 親朴…’통합’인가, ‘퇴행’인가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
    국민의힘의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이 ‘박근혜’ 이름으로 술렁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정치 회고록 출판과 함께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에 맞춰 옛 친박계 인사들은 무소속 출마 혹은 여당에 공천 신청 등을 한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 끌어안기에 공을 들이고 있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크게 다르지 않은 입장이라 ‘친박계’는 정치적으로도 복권되는 분위기다.

    ‘친박 끌어안기’는 여권의 핵심 지지층을 결집하는 의도가 다분하다. 또 이준석 대표 등 개혁신당과 ‘제3지대’의 포섭 지역 중에 대구·경북(TK)이 포함되는 만큼 예봉(銳鋒)의 차원도 있다. 국민의힘은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하며 개혁신당을 경쟁 대상에서 고의로 제외했다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국정농단과 탄핵 사태 이후 한 차례 정권을 뺏겼고,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권 당시 보수 진영이 위축된 상황에서 기반을 새로 세워 출범한 만큼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행보는 퇴행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6일 출범 이후 네 번째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명단에는 ‘친박 끌어안기’로 해석되는 인사들이 포함됐다. 법무부에 따르면 특별사면 대상에는 박근혜 정부 당시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최근 실형이 확정된 김기춘 전 박근혜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포함됐다. 옛 ‘친박 좌장’ 서청원 전 의원의 측근이었던 이우현 전 의원 역시 주요 사면 복권 대상자 명단에 올랐다.
     
    박근혜 정부 당시 여러 논란의 중심에 서서 형을 확정받았던 국군기무사령부 관계자들에 대한 처분도 눈에 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사찰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법정 구속됐던 김대열·지영관 전 기무사 참모장은 잔형 집행을 면제받고 복권을 받는다. 박근혜 정부 말기 계엄령 검토 문건과 관련해 허위 공문서를 작성한 혐의로 기소된 소강원 전 기무사 참모장도 복권 대상에 올랐다.

    TK를 기반으로 하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현 정부의 구애는 계속 이어져왔다. 박 전 대통령의 생일이었던 지난 2일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나란히 축하 난을 보냈고, 윤 대통령은 직접 전화를 걸어 회고록 출간을 축하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거나 현재도 끈끈한 관계인 일부 인사들은 TK 지역에 출마를 선언하며 간접적인 연대를 형성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이 5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박근혜 회고록 출간기념 저자와의 대화'에서 유영하 변호사의 발언을 들으며 웃고 있다. 연합뉴스박근혜 전 대통령(왼쪽)이 5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박근혜 회고록 출간기념 저자와의 대화’에서 유영하 변호사의 발언을 들으며 웃고 있다. 연합뉴스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대구 달서 갑)를 비롯해 옛 친박계 인사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무소속, 경북 경산), 김재원 전 최고위원(경북 군위‧의성‧청송‧영덕) 등이 예비후보에 등록하고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 같은 현상과 관련,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사면을 두고 “친박계 맞춤형 특별사면”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을 비롯한 여권의 목표는 최대한 보수표 분산을 막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손짓 하나만으로도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이 지역에서 ‘친박 표심’을 매우 정교하게 단속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퇴행’이라는 비판은 당내에서도 제기된다. 당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 시대에 대체 언제적 친박인가”라며 “박 전 대통령, 나아가 그 측근들이 전면적으로 거론되는 것은 수도권 선거에선 중도층 민심에 좋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판 기류에 편승해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오늘 특별사면을 한 인사 중에 출마할 인사가 있다면 강서 보궐선거 시즌2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른 당 관계자는 이 같은 우려에 공감하는 차원에서 “이들(사면 대상자) 중에서 실제 출마하는 인사가 나온다면 곤혹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친박계’ 인사들이 올드보이(OB)임에도 정치 재기를 꿈꾸는 배경에는 박 전 대통령의 일부 지역 장악력 외에도 윤 대통령의 ‘보수 정통성’ 문제가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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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 전 대통령에겐 TK 지역을 중심으로 유의미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산이 있다”라며 “윤 대통령이 역대 다른 보수 정당 대통령들과 다르게 영남 연고가 없다는 점도 그가 친박을 대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평가에 있어 TK가 상대적으로 우호적이면서도 아슬아슬한 상황인 점도 지역 대표성에 기대를 걸게끔 하는 유인이다.

    인터넷 언론 ‘뉴스피릿’이 여론조사 업체 ‘에브리리서치’에 의뢰해 이날 발표한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긍정 평가 34.5%, 부정 평가 60.4%였다. TK만 따로 분석했을 때 긍정 평가는 46.4%, 부정 평가가 45.7%로 오차범위 내에서 ‘긍정’ 답변이 많았다.

    해당 조사는 만 18세 이상 유권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됐다. 조사 방법은 무선(100%) ARS 전화조사로 응답률은 4.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p)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