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쟁점 수두룩…경사노위 노사정 대화 향후 변수는

    쟁점 수두룩…경사노위 노사정 대화 향후 변수는


    6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제13차 본위원회에서 김문수 위원장이 커피를 마시고 있다. 박종민 기자
    현정권 들어 첫 노사정 사회적 대화의 장이 열렸지만, 원활하게 대타협까지 이르기는 쉽지 않다. 의제로 합의된 안건 중 핵심인 근로시간이나 계속고용 문제를 놓고 노사가 이견을 좁히기 힘든 상황이다.
     


    6일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노사정이 합의한 내용에는 ‘일·생활 균형위원회’와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계속고용위원회’라는 2개 산하 위원회를 설치한다는 게 있다. 이들 위원회는 ‘의제별 위원회’로 최장 2년간 활동하며 노사정 합의를 도출한다.
     
    일·생활 균형위에서는 ‘근로시간’ 문제, 계속고용위 쪽은 ‘정년연장’ 문제가 핵심적 쟁점으로 꼽힌다. 당장 이들 사안에서 노사 이견이 뚜렷하다.
     

    경총 “근로시간 유연화” vs 노총 “법정시간은 주40시간”

    손경식 경총회장. 연합뉴스손경식 경총회장. 연합뉴스
    근로시간 문제는 당초 현정권 차원의 ‘노동개혁’에서 불거졌다. 집권 1년만에 발표한 근로시간 개편안이 ‘주69시간제’ 역풍을 맞자, 정부는 지난해 11월 일부 업종에 제한 적용하되 구체 사항은 사회적 대화를 거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를 사용자 측이 계승해 근로시간 유연화 논의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당장 첫 사회적 대화의 장에서 공개 거론됐다. 경총 손경식 회장은 인사말에서 “OECD와 IMF가 노동시장의 유연성 강화 등 구조개혁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한다. 노동환경이 급변하는데 낡은 법제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견기업연합회 최진식 회장도 “많은 기업인이 ‘한국 노동 경직성이 너무 높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같은 자리에서 직접 반박은 없었으나, 한국노총은 “근로기준법상 노동시간은 주52시간도 아니고 주40시간”이라며 근로시간 개편안에 반대해왔다. 이 문제를 사회적 대화에 올리겠다던 정부에 대해서도 “답을 정해놓고 듣고 싶은 말만 듣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다만 연장근로시간 위반 기준을 ‘1일 8시간’이 아닌 ‘1주 40시간’으로 규정한 최근 대법원 판례가 노사정 대화의 흐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물론 한국노총은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한다”고 판결에 반발했다.
     

    노총 “정년 연장” VS 경총 “퇴직 후 재고용”

    6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제13차 본위원회에서 김문수 위원장이 노사정 대표자 선언문에 서명하고 있다. 있다. 이번 정부 들어 두번째 본위원회이자, 서면회의가 아닌 대면회의로는 최초다. 왼쪽부터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김 위원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경총회장, 최상목 경제부총리,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박종민 기자6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제13차 본위원회에서 김문수 위원장이 노사정 대표자 선언문에 서명하고 있다. 있다. 이번 정부 들어 두번째 본위원회이자, 서면회의가 아닌 대면회의로는 최초다. 왼쪽부터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김 위원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경총회장, 최상목 경제부총리,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박종민 기자
    이날 회의에서 반대로 노동자 측은 정년연장 문제를 공개 언급했다.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른 계속고용 문제를 놓고 노동계는 안정적인 정년연장을 촉구해왔다.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정년연장을 포함해 생애주기에 맞는 지속가능한 고용구조 해법을 도출하는 것도 노사정이 피할 수 없는 당면 과제”라고 강조했다.
     
    반대로 사용자 측은 급여 부담이 있는 정년연장보다, 직무·성과급 도입을 전제로 하는 ‘퇴직 후 재고용’을 제시해왔다. 경총 이동근 부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높은 임금 연공성과 고용 경직성을 고려하면 대부분 기업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더욱 심화시키고,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며 정년연장에 반대했다. 정부도 사용자 측과 같은 입장이다.
     

    수면 아래 도사린 잠재쟁점도

     6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제13차 본위원회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6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제13차 본위원회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앞으로 본격 논의에 들어가면 더 큰 어려움이 노정될 것”(김동명 위원장)이라는 회의석상 공개 발언대로, 앞으로 노사정 대화 과정에서 불거질 ‘잠재 쟁점’도 있다.
     


    경사노위에는 의제별 위원회 외에 광범위한 의제를 포괄적으로 다룰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미래세대를 위한 특별위원회’도 두게 됐다. 그런데 여기서 △산업전환, △불공정 격차 해소, △유연안정성 및 노동시장 활력 제고, △대화와 타협의 노사관계 등 4대 의제 어디서 어떤 이견이 튀어나올지 아무도 모른다.
     
    또 노동자 측은 5인 미만 사업장까지로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을 요구해왔는데, 이는 명시적으로 의제화되지 않았다. 이에 대한 의제화 시도가 예상된다. 김동명 위원장은 이날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의 삶을 향상하는 제도를 강화하는 것은 공생의 한국사회로 가는 길”이라며 의제화 의지를 내비쳤다.
     
    사용자 측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중소사업장 유예를 다시 들고나올 가능성이 엿보인다. 중기중앙회 김기문 회장은 “굉장히 심각한 현안”이라며 “지금 50인 미만 사업장이 굉장히 불안한 상황에서 기업을 경영해야 한다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언급했다.
     
    경사노위는 사회적 대화가 “정치상황에 휩쓸리지 않도록 한다”(김덕호 상임위원)는 의지지만, 노정관계 악화 등 ‘외부 변수’가 대화를 저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만은 없다. 지난해 5월의 금속노련 강경 진압은 한국노총의 경사노위 ‘5개월 이탈’로 이어진 바 있다.
     
    여기에 4월 총선 결과 역시 또다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집권세력이 총선 패배로 국정 장악력을 상실하는 경우 한국노총으로서는 사회적 대화에 협력할 동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