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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분마저 망각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에겐 할 일보다 집이 먼저였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1956년 제1회, 1960년 제2회 대회 연속 우승 이후 단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을 앞세워 역대 최고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64년 만에 우승을 차지할 적기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대와 달리 한국은 이번 대회 내내 졸전을 거듭했다. 조별리그에서는 역대 최다인 6실점으로 부진했고, 토너먼트에서는 2경기 연속 연장 혈투 끝 힘겹게 준결승에 올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인 한국의 준결승 상대는 64계단 아래인 87위 요르단. 역대 전적은 3승3무로 한국이 크게 앞섰다. 앞서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객관적인 전력은 한국이 한 수 위였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한국은 요르단에 0-2 참패를 당하며 우승이 좌절됐다. 유효 슈팅을 단 한 차례도 시도하지 못할 만큼 답답한 경기력을 보인 채 쓸쓸히 퇴장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 전부터 우승을 호언장담했지만 탈락 후 퇴진 여론에 휩싸였다. 그동안 잦은 해외 출장과 재택 근무로 논란을 일으킬 때마다 결과로 증명하겠다고 해왔기 때문에 비난은 더욱 컸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사퇴를 거부하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전 준비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금 당장 한국에 돌아가서 대회를 세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잘된 점과 부족한 점을 파악해야 한다”면서 “일단 다음 대회를 준비해야 한다. 2년 반 뒤에는 북중미 월드컵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 대회를 되돌아보고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8일 아시안컵 일정을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귀국 현장에서는 일부 팬들이 호박엿을 던지는 등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준결승까지 진출한 것을 실패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면서 재차 사퇴 의사가 없음을 전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클린스만 감독은 다음주께 휴식차 거주지인 미국으로 떠난다고 밝혔다. 그런데 예고와 달리 귀국한지 불과 이틀 만에 미국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져 또 한 번 성난 팬심에 불을 지폈다. 11일 대한축구협회(KFA)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전날 미국으로 출국했다.
협회는 설 연휴 이후 전력강화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아시안컵을 돌아보고 대표팀 운영 전반을 논의할 계획이다.
그런데 현재로서는 미국으로 떠난 클린스만 감독 없이 전력강화위원회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클린스만 감독의 귀국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 돌아가 대회를 분석하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않고 떠났다. 결과에 실망했을 팬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지키지 않았다.
그 동안 클린스만 감독이 보인 행동은 ‘모순 투성이’다. 준결승 탈락 후 요르단 감독과 웃으며 악수를 나눈 데 대해서는 “상대를 존중하고,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했을 때는 축하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작 팬들에 대한 존중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최근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는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촉구하는 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한 축구 팬은 “역대급 황금세대로 구성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뻥’ 축구, ‘해줘’ 축구, ‘방관’ 축구로 아시아를 놀라게 한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에 관한 청원”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하지만 협회 입장에서는 거액의 위약금 탓에 선뜻 경질을 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26년까지 계약을 체결한 클린스만을 경질할 경우 60억 원이 넘는 위약금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의 안일한 행정이 만든 참사다. 클린스만 감독을 통제할 수 있는 계약 사항이 전혀 없기 때문에 이 같은 사태를 초래한 것이다. 협회가 클린스만 감독을 방치한 탓에 이번 대회에서 치욕스러운 참사가 벌어졌다.
이에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서 “위약금을 토해 낸다면 축구협회가 아닌 (정몽규) 회장 돈으로 지불하라”고 촉구했다.
무책임하게 떠난 클린스만 감독, 이를 넋놓고 지켜만 본 협회를 향한 팬들의 거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의 분노를 어떻게 잠재울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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