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 안보위기, 7년 전과 다른 세 가지…”지금이 더 심각”

    2024 안보위기, 7년 전과 다른 세 가지…”지금이 더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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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017년 8월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 핵 개발에 따른 북미 교착 상황을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뻔한 쿠바 미사일 위기에 비견했다.
     


    미국 언론인 밥 우드워드는 저서 ‘격노’에서 2017년 미 전략사령부가 북한에 핵무기 80기 사용을 포함한 작전계획 5027을 검토했다고 기술했다.
     
    2017년은 북한이 화성-12형 탄도미사일을 일본 열도를 관통해 쏘아올리고, 화성-15형 발사와 수소폭탄 실험을 잇달아 감행하며 한반도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때였다.
     
    미국은 이에 맞서 B-1B 전략폭격기 편대를 북한 영공에 바짝 붙여 날게 함으로써 무력충돌에 대한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한국 정부조차 미국에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을 정도다.
     
    미국과 북한은 국가원수까지 직접 나서 ‘꼬마 로켓맨’ ‘늙다리 미치광이’ 같은 격렬한 말 폭탄을 주고받으며 정세를 더 격화시켰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쟁이 나도 한반도에서 나고 수천명이 죽어도 그곳에서 죽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드워드는 저서에 “미국민은 2017년 7~9월이 얼마나 위험했는지 거의 알지 못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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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변 핵시설 폭격이 입안됐던 1994년 1차 북핵 위기만큼이나 위태로웠던 2017년에 이어 또 다시 한반도에 전운이 가득하다.
     
    2024년의 안보위기는 7년 전과 양상이 크게 다르면서도 위기의 수위는 더 심각한 수준으로 분석된다.
     

    북미대결서 남북대결로 바뀌고 최소한의 안전판이나 중재자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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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2017년의 북미 대결에서 지금은 남북 대결 국면으로 바뀐 가운데 사태 악화를 막을 안전장치나 중재자가 전혀 없는 상태다.
     
    최소한의 완충 장치인 9.19 남북군사합의마저 무력화됐고 남북 간 연락선조차 모두 끊어졌다. 2017년에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며 단호한 태도로 상황을 관리하려 했다.
     
    반면 지금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직함도 붙이지 않고 콕 집어 비난했고, 윤 대통령도 ‘비이성적 집단’이나 ‘몇 배 응징’ 같은 강경 발언으로 북한을 자극하고 있다. 집권 초 ‘담대한 구상’에서 제시했던 최소한의 대화 메시지조차 실종됐다.
     
    조성렬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전 주오사카 총영사)는 “2017년과 차이가 있다면 당시 한국 대통령이 한반도 전쟁위기를 진정시키려고 노력했다면 지금은 오히려 한반도 전쟁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용 지렛대에서 무한대치로 전환…北, 북미관계 희망 접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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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른 차이는 2017년 위기는 북한이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핵무력 완성을 과시한 측면이 큰 반면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어찌됐든 미국 주도의 제재를 완화하고 국교 수립을 통한 체제안보가 절박했던 북한으로선 궁극적으로 대화를 위해 핵‧미사일 시위를 벌인 측면이 있다.
     
    그에 비해 지금은 북미관계 개선에 대한 희망을 아예 포기하거나 장기적 관점으로 전환하고 강대강 대치를 고수하고 있다.
     
    북한은 2019년 ‘하노이 노딜’ 직후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친 것이나 같다. 앞으로 이러한 기회가 다시 미국 측에 차려지겠는지 장담하기 힘들다”며 분한 감정을 드러낸 바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전에는 유리한 협상을 이끌어내기 위해 위기를 고조시켰다면, 지금은 미국의 본질은 변함이 없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억지력을 무한대로 갖춰놓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고 하는 것”이라며 “지금의 위기가 더 악성”이라고 진단했다.

     

    중‧러, 北 뒷배로 전환…신냉전 굳어지며 대북제재 협조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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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상황이 심각한 더 중요한 이유는 국제질서 자체가 한반도 평화에 유리하지 않은 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신냉전‧다극화 질서가 굳어지고 있다. 중동에서는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으로 정정 불안이 확산되고 있고, 대만이나 한반도에 제3의 전선이 그어질지 모른다는 불길한 관측이 거듭 제기되고 있다.
     
    이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의 관심과 여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의 협조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을 뜻한다.
     
    중국과 러시아는 2017년 위기 때만 해도 미국과 함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를 이행하는 시늉이라도 했지만 지금은 노골적인 북한 편들기로 돌아섰다.
     
    특히 중국은 과거 북한의 돌발행동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최후 보루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중국의 역할을 요구하기 어렵게 됐다.
     
    임 교수는 “국제정치의 큰 판이 바뀌기 전에는 이런 상황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한미 군사훈련 수위를 낮추는 식으로라도 상황 관리를 하는 것 외에 뾰족한 방법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