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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내부 “묻고 가야 하지 않겠나… 사과땐 野서 형사사건으로 키울것”
총선 출마자들 “국민 감정 못달래”… “화끈한 짬뽕 아닌 미숫가루 느낌”
“이 문제를 더 이상 다룰 방법이 없다.”
8일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디올백 수수 논란을 정치공작이라 규정하면서도 사과 언급은 없었던 전날 KBS 특별대담에 대해 “이대로 묻고 가야 하지 않겠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선에서 그친 대통령 발언이 아쉽지만, ‘김건희 디올백 리스크’ 해법을 놓고 윤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충돌하다 가까스로 봉합한 상황에서 이 문제로 다시 충돌하는 모습은 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관건은 설 명절 밥상 여론을 기점으로 요동칠 민심의 향배에 달려 있다. 윤 대통령 대담을 기점으로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대통령실과 여당의 기대와 달리 김 여사를 둘러싼 여론이 계속 악화돼 4월 총선 막판까지 악재로 부각될 경우엔 명품 디올백 수수 논란 대응 문제가 다시 충돌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 김경율 “다섯 글자로 아쉽습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에서 연탄 봉사를 마친 뒤 윤 대통령의 디올백 수수 논란 관련 발언에 대해 “재발 방지를 비롯해 윤 대통령이 진솔한 자기 생각을 말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평가는 국민이 하는 것이다. 세세한 발언 내용에 대해 제가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윤 대통령 발언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느냐’는 물음에도 “처음 답변으로 갈음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이 문제를 두고 “국민 눈높이에서 우려할 만한 점이 있었다”고 강조했다가 ‘윤-한 갈등’으로 비화했던 만큼 직접적인 평가를 자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김 여사 논란은 이미 여론에 반영됐다. 대통령이 사과를 한다 해서 바뀔 게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대통령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으니 사과하지 않은 데 대한 부정적 여론을 버텨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민들이 우려하는 점에 오해와 걱정이 없도록 하겠다는 분명하고도 전향적인 입장을 표명했다”고 평가했다.
김 여사 문제를 공론화했던 김경율 비대위원은 “다섯 글자로 말하겠다. ‘아쉽습니다’”라고 말해 윤 대통령의 대응이 민심에 못 미친다는 지적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여권 관계자는 “디올백 수수 논란에 대한 용산과 여당의 견해차를 국민들이 윤-한 갈등 국면에서 확인했던 만큼 추가 대응 여부는 향후 여론에 달려 있다고 본다”고 했다.
김 여사 문제 해결을 요구해 온 당내 인사들은 “아쉬운 해명”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수정 경기 수원정 예비후보도 “아쉽지만 일단락됐다. 기본적으로 자기가 잘못한 건 자기가 사과해야지 남편이 뭘 해줄 수 있느냐”고 했다.
한 초선 의원은 “대통령이 ‘송구합니다’라고 한마디 붙였으면 좋지 않았겠느냐”며 “국민 감정을 달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솔직히 미숫가루 한 잔 마신 느낌이지 화끈한 짬뽕은 아니었다”며 중도층의 마음을 움직일 만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총선 전에 정치적으로 다시 점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 대통령실 “국면전환 여건 마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문제를 처음으로 언급한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것”이라며 “진솔하게 차분히 설명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이번 사안을 정치공작으로 분명하게 인식함에 따라 사과보다는 재발 방지에 더 방점을 찍었다”며 “사과를 한다고 해서 야권의 압박과 비판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형사 사건 문제로 공세를 키워갈 거라는 점도 감안한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대통령실은 대담에 이어 설 연휴를 지나며 국면을 전환할 여건을 일단 조성한 것으로 신중하게 평가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제 대통령실과 여당이 ‘투트랙’으로 자기 길을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실과 정부는 민생과 경제정책 위주의 드라이브를, 당은 공천 국면이 급속도로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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