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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옛 현대상선) 매각 본(本)계약 협상이 끝내 무산됐다. 매각 측인 KDB산업은행(산은)·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와 하림-JKL컨소시엄은 협상 시한인 6일까지 주주 간 계약 세부 내용을 놓고 줄다리기를 이어온 결과 접점 마련에 실패했다.
산은과 해진공은 HMM 지분 57.9%(3억 9879만 156주, 산은 29.2%·해진공 28.7%)를 공동 매각하기로 하고 우선협상대상자인 하림 측과 협상을 이어왔다. 인수 가격은 6조4천억 원으로, 하림그룹은 계열사 팬오션 유상증자와 영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그러나 주주 간 계약 내용을 놓고 진통을 거듭하다가 결국 출구를 찾지 못했다. 주주 간 계약은 강석훈 산은 회장이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HMM 보유 현금을 인수자가 사적 용도로 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를 막기 위한 보완 장치 격으로 직접 언급한 사안이다.
해당 계약과 관련 HMM의 현금 배당 제한, 일정 기간 지분 매각 금지, 정부 측 사외이사 지명 권한 등이 주요 내용으로 다뤄졌으나 몇 가지 사안을 놓고 조율 과정이 길어졌다. 구체적으론 계약 유효기간을 5년으로 제한하고, 자금이 장기간 묶이면 곤란한 재무적 투자자의 특성을 고려해 JKL파트너스의 지분 매각 기한엔 예외를 적용해 달라는 하림 측의 요구가 쟁점으로 다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 측은 매각 측에 1조 6800억 원 어치 잔여 영구채의 주식 전환을 3년 유예해줄 것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식 전환이 2025년까지 전량 이뤄지면 산은과 해진공의 지분이 32.8%로 불어나고 하림 측 지분은 57.9%에서 38.9%로 쪼그라들어 불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요구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양측은 쟁점 사안을 두고 이날 오후 늦게까지 협상을 이어갔다. 하지만 산은과 해진공은 “7주에 걸친 협상 기간 동안 상호 신뢰 하에 성실하게 협상에 임했지만, 일부 사항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고 밝혔다. 특히 ‘5년 간 지분 매각 금지’ 내용을 놓고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해진공 측의 입장이 강경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산은과 해진공은 작년 7월 HMM 경영권 공동매각을 위한 공고를 내고 매각 절차를 개시했으며, 그해 12월 팬오션(하림)·JKL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여태까지 본계약 협상 절차를 밟아왔다.
이 과정에서 하림이 자산 규모 상 보다 덩치가 큰 HMM을 삼킬 경우 인수·피인수사 모두가 어려움을 겪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HMM 내부에선 이날 결렬을 두고 “근본적으로 불안한 구조의 딜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HMM노조는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산은은 구조조정 기업의 민영화라는 명목을 앞세워 산업 논리보다는 금융 논리로 공적 자금 회수에만 몰두한 나머지 자산 규모 26조 원, 유보금만 10조 원인 HMM을 하림그룹에 6조4천억 원에 졸속으로 넘겨버리려 한다”며 “무리해서 인수하겠다는 하림그룹의 잘못보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산은의 잘못이 더 크다”는 내용의 편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HMM 매각 필요성을 강조해왔던 산은으로선 재무적 부담도 당분간 안고 가게 됐다. 강 회장은 작년 6월 기자간담회에서 “HMM주가가 1천 원 움직이면 산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0.07%포인트 움직인다”며 “재무구조가 안정화 되려면 HMM 매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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